
3장 글쓰기가 어렵다고요?
생각나는 대로 일단 멈추지 말고 써라 : '프리 라이팅 기법'으로 쓰기
프리 라이팅은 우리말로 '자유 글쓰기' 라고도 하고 '내리쓰기' 라고도 한다. 철자나 맞춤법 등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쓰고자 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쭉 써내려가는 방식이다.
처음 프리 라이팅을 접했을 때 나는 정확한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생각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쓸 수 있단말이지?'라는 생각은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생각이다.
프리 라이팅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짧은 글부터 연습을 해보자. 하루에 한두 개씩 해보면 대략적인 개념이 선다.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프리 라이팅이 아니고서는 글을 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다.
끙끙 앓으며 한 문장 써내려가기 고통을 겪기보다는 무엇이든 일단 써놓고 수정하는 것이 좋다. 안 보이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을 가지고 수정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이게 다 컴퓨터가 생겨나면서 가능해진 방식이다.
심지어 중학생조차 이해할 수 없다면 : 쉽게 써야 하는 이유
상대방과 소통할 때 가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상대방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상대방이 알고 있을 거란 전제 하에 이야기를 했음에도 상대방은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내 말이 거의 쓸모없는 말이 되고 상대방은 무한한 인내심을 발휘해 그 말을 듣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말을 하건, 글을 쓰건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처럼 상호 간에 오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접근하는 방법은 '상대방이 모르고 있다'는 전제를 밑바탕에 까는 것이다. 그래서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정도로 써야 한다. 상대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가장 완곡하고도 쉽게 표현해야 한다.
쉽게 쓰기가 어렵게 쓰기보다 더 어렵다. 쉽게 쓰려면 핵심을 장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악이 안 되면 본질을 꿰뚫어보는 시각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어렵게 쓸 수밖에 없다. 어렵게 쓰려고 어렵게 쓰는 게 아니다. 몰라서 어렵게 쓰는거다.
나는 글을 쉽게 쓰기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한다. 그 중 가장 핵심은 문어체를 쓰지 않고 구어체를 쓴다는 것이다. 내 눈앞에 앉아 있는 바로 그 사람에게 이야기하듯이 글을 쓴다. 하지만 '쉽다'는 것 또한 상당히 주관적이라 내 딴에는 아주 쉽게 썻다고 하지만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어디 그런가? 그럼 쉽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퇴고 과정에서 어려운 글을 쉬운 글로 바꾸다 보면 글쓰기 실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고쳐 쓰기의 대부분이 쉽게 쓰기다. 의미를 명확하게 하고, 내용의 어색함을 없애는 등의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쉽게 쓰지 못하는 건 어렵게 쓰려고 의도했다기보다는, 쉽게 쓸 수 있음에도 시도를 하지 않은것이란걸 알아두자.
달이 빛난다고 말하지 마라 :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 이유
독자는 어떤 글에 공감하고 반응할까? 독자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체성'이다. 구체적으로 쓸수록 독자는 공감한다.
E. H. 화이트의 말이다. 인류에 대한 거창한 주제는 실제 우리의 삶과 유리되어 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내 바로 옆에 있는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라. 거기서 공감도 나오고 감정이입도 되고 역지사지가 된다.
달이 빛난다는 표현은 일종의 강요다. 하지만 깨진 유리조각에 비친 달을 보여주면 그제야 '아 달이 이렇게 빛나는구나' 하고 독자는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죽은 말보다는 살아 숨쉬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럼 어떤 언어가 살아 숨 쉬는 언어일까?
살아 있고, 살아 숨 쉬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야 독자의 마음은 움직인다. 구체적인 것은 비단 글쓰기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계획을 짜도 구체적으로 짜야 훌륭한 결과가 나오고, 칭찬을 해도 구체적으로 해야 효과가 큰것처럼.
왜 다들 짧은 문장을 쓰라고 할까? : 짧게 써야 하는 이유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필력은 마치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처럼 한번 굳어지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똑같은 주제로 글을 써도 벗지고 유려하게 핵심만을 집어서 쓰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두고 '필력이 좋다'고 한다. 누구나 필력을 키우고 싶어 하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많이 읽는 일이다. 필력이 뛰어난 글을 자주 읽다보면 점차 익숙해지면서 닮아가게 마련이다.
글쓰기 책에서 문장력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 '짧게 쓰라'는 거다. 왜 짧게 쓰기를 너 나 할 것 없이 부르짖는 것일까?
이남훈 작가의 '필력' 에서는 '무턱대고 짧게 쓰지마라' 고 말한다. 그는 '생각을 충분히 하고 정리도 잘 된다면 복문 구사가 정답'이라고 주장한다. 단문이 주지 못하는 유려함과 종합적 표현 능력으로 읽는 이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글쓰기에 익숙해져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분이라면 장문구사가 독이 될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분일수록 장문보다 단문으로 쓰기를 권하고 싶다.
강원국 작가의 '강원국의 글쓰기' 에선 타협안을 제시한다. 그는 '글에도 리듬이 있다'고 말한다. 즉, 장문과 단문을 적절히 혼합하여 써야 한다는 거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단문 쓰기가 핵심' 이라고는 하지만, '단문과 장문이 7:3이나 8:2로 어우러져 리듬감 있는 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고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글에 리듬을 주는 장문과 단문의 조합은 글을 읽는데 수월하게 한다.
초보는 단문을 쓰려고 해도 장문이 된다. 먼저 단문 작성에 익숙해지면 리듬감 있는 글쓰기를 작성해보도록 하자.
두리뭉실 쓰는 글쓰기의 함정 : 힘이 있는 글은 어떻게 쓰는가?
언젠가 한 강연에서 "작가는 조직생활과 맞지 않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작가는 남과 다른 독특한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조직 생활에 적합하지 않으니 직장에 연연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듣다 보니 공감이 갔다. 내가 그랬으니까.
작가적 시각과 관점이 도대체 무엇일까? 왜 나만의 관점을 가져야 할까? 그건 글이 가지는 본래의 속성 때문이다. 글은 자신의 관점에서 써야한다.
똑같은 피사체를 보고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려도 어떤 사진은 작품이라 부르고 어떤 그림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붓칠에 불과한 것이다.
작가의 관점이란 일반인과 다른 차별성을 의미한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판단하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차별화된 독특한 시각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작가는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남들이 바라보지 못하는 심연 깊숙한 곳까지 바라본다. 그래야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건드리게 되고 그곳에서 힘이 있는 글, 제대로 된 글이 나오는 법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클리셰, 안전빵, 진부함, 두리뭉실, 애매함, 밋밋함, 어정쩡함... 이런 글들은 실패한 글쓰기다.
모름지기 힘 있고 재밌는 글은 대칭 구도를 만들고 양자가 제대로 싸우게 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도 열광한다. 깊이 빠져든다. 독자는 확실한 걸 좋아한다. 밋밋한 글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글을 쓸 때 입장의 대립을 통해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가야 글도 살고 나도 산다. 그런 글이 힘도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 독자를 위한 공간을 열어주자
우리 한국의 미중 최고를 뽑자면 '여백의 미'가 아닐까 한다. 빡빡하고 숨 막히는 것에 지친 현대인이 느끼는 안도감의 미가 바로 여백의 미다. 비어 있는 공간을 통해 우리 뇌는 자연의 호흡을 할 수 있다.
글쓰기에도 여백의 미가 있다. 비어 있는 공간이 있다. 독자의 역할이 필요한 작가의 지극한 배려가 있는 곳이 있다. 글을 쓸 때 미주알고주알 다 말하지 않는다.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독자 스스로 생각할만한 공간과 여지를 만들어준다.
글을 쓸 때 항상 '이걸 다 설명해야 하나?'하는 고민을 한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설명해주면 참 좋겠지만, 독자는 이런 저자의 과잉친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학창시절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 말하면 안된다. 조금의 여지를 남겨두고 일부는 독자의 몫으로 넘겨야 한다.
반대로 너무 설명을 안 하면 독자와 저자의 거리는 마치 기차레일처럼 서로 좁혀지지 않는다. 내가 아는 걸 독자도 알 것이라는 나만의 착각 이라고나 할까?
아는 것을 다 쓰지 말자. 독자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자. 나 역시 글을 쓸 때 쓸 거리가 5개가 있으면 정작 활용하는 건 한두 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하면 글이 질척거리게 되고 중언부언, 중복, 재미없음으로 인해 원래 취지를 훼손하게 되고 초점을 잃게 마련이다. 글의 자제는 독자로 하여금 절제미를 느끼게 한다.
생각이 나서 쓰는게 아니라 쓰다 보니 생각이 난다 : 일단 써야 하는 이유
처음 글을 쓰는 분들이 하는 걱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과연 쓸 수 있을까?'라는 자기 의심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쓴 글을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타인에 대한 의식이다. 글은 배워서 쓰는 게 아니다. 쓰면서 배운다. 쓰다 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좋아하게 되고, 자주하게 되고, 잘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든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원한다. 앨더퍼가 이야기하는 '존재 욕구'다. 세상에 한번 태어난 이상 아무런 존재감 없는 삶을 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상에 100년도 채 못 되는 짧은 기간을 왔다 가면서 자기의 이름을 가장 확실히 남기는 방법은 바로 '쓰기'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글쓰기란 게 막상 해보면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쓰지 못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단 배운적이 없고, 독서량도 부족하고... 온갖 이유를 댄다.
글을 쓰기 위해선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나는 충분히 쓸 만한 자질을 가지고 있고, 꾸준히 쓰다 보면 나도 잘 쓸 수 있다'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글쓰기는 모두가 어려워하는 고난도의 정신적 복합 노동이다. 나만 어려운게 아니다. 달필이라고 하는 유명한 작가들도 다들 어려워한다. 다만 그들은 우리보다 쉽게 시작하고 편하게 쓴다.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나무를 성장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한 가지가 자라면 거기서 또 다른 가지가 자라고 그 가지가 자라면 또 다른 가지가 자란다.
정리
3장은 주로 '글을 어떻게 써야하는가?' 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도 다루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도 가끔 전달합니다.
작가는 글을 작성할 때 개성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해서, 매번 책을 읽을때마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용된 말들은 모두 다르지만 '다른사람들이 내 글에 공감을 하지 않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좋은 글이 나오고, 독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글 내용중엔 초보 작가들은 글을 짧게 작성하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글쓰기 뿐만 아니라 말할때 쓸 데 없이 길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까먹어 버리곤 하는데, 이젠 짧게 쓰는것을 연습해야겠습니다.
글을 쓸 때 뭔가 생각날 때 까지 기다리는것 보단 일단 적기 시작하는게 글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는건 공감이 됩니다. 가끔 일 하기전에 고민을 많이 하고 시작하지만, 고민을 오래한다고 해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게 아니라는건 몇번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이 문장이 더 와닿았던것 같습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특이했던건 작가가 보기 좋으라고 '첫째, 둘째' 이렇게 정리해 놓은 내용들 보단 그냥 예시들을 보면서 알려준 내용들이 오히려 공감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엔 띄어쓰기가 어려운것 같습니다. 다른 작가가 띄어쓰기 하는 부분과 이 책에서 띄어쓰기 하는게 다른부분이 많아 어떤게 맞는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