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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uaw
창작 놀이터
2024.12.23

작가는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 이라는 시를 보고 간장게장을 못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시에는 간장게장이 되어가는 꽃게의 안타까움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똑같은 간장게장을 보고 그저 '맛있겟다' 라는 생각만 떠올리지만 안도현 시인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다른 것을 읽어냅니다. 이것이 견의 힘입니다.

작가가 견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강의를 나갔을 때 입니다. 학교에서 창의력 강의를 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창의력이라는것 자체가 규격화 할 수 있는것이 아니고 전달할 수 없기에 강의로 만들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창의력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도중 광고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찾아내었는지에 대해 정리하면 좋을거같다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의 시작, 경험

작가는 아이디어를 얻은 순간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길에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왜 아이를 도와줬는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 고민끝에 'SK텔레콤-사람을 향합니다' 라는 광고를 만들게 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는 말도 모두 작가의 경험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였습니다.

살면서 경험한 일들을 머릿속에 저장해놓고 아이디어로 사용하는것이 작가가 생각하는 창의성의 시작이었습니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들을 것

하지만 머릿속에 들어있는 모든 경험들이 창의적으로 발현되지는 않습니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흘려보낸 것들은 잡을수 없고 깊이 새겨진 것들만 잡아서 사용할 수 있게됩니다. 이런 차이가 안도현 시인은 간장게장으로 시를 만들어 내고 다른 사람들은 맛있는 반찬으로만 생각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시청입니다. 그저 흘려보고 흘려들었을 뿐이지만, 안도현 시인은 견문을 합니다. 흘려보느냐 깊이 보느냐의 차이. 그래서 이 중요합니다.

견문하는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곳에서 특별한 것을 찾는다는건 평범한 것을 평범하지 않게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견'의 힘을 믿은 사람들

존 러스킨이라는 영국의 시인은 "네가 창의적이 되고 싶다면 말로 그림을 그려라" 라고 했습니다. 누군가 "뭘 봤니?" 라고 물었을때 그저 "풀"이라고 답하지 말고, 그 풀을 그림 그리듯이 묘사하라는 이야기 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보는 담쟁이덩굴을 사람처럼 표현합니다. 우리가 보는 담쟁이덩굴과 시인들이 바라보는 담쟁이덩굴이 다르지 않은데도 표현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이런 창의력은 시인이나 광고작가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기사에 사용되는 사진 한장을 찍을때도 견문을 하는 사람이 찍으면 평범한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한 비둘기로 표현됩니다.

생각의 탄생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발견은 모든 사람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천재들의 공통점이라고 합니다. 모두가 보는것은 시청이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건 견문이니 작가의 말과 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핍이 결핍된 세상에서 제대로 보는 방법

아이디어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없는 것은 그것을 볼 줄 아는 내 눈입니다. 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으니 이제 들여다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보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합니다. 시간과 애정을 쏟아야 합니다. 물론 우리도 많이 봅니다. 책도 많이 읽고, 주변의 사물들도 많이 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것들이 시청입니다. 많이 보는게 아니라 제대로 봐야합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이유는 늘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핍이 없는것입니다.

80세에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께 한글을 배우니 뭐가 달라졌나 질문을 드렸더니 할머니들이 답하길, 이제 들국화 냄새도 맡아보고 돌멩이도 들춰보게 됐다고 합니다. 이전까지 그냥 보던것들을 애정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고 시를 쓰게된것입니다.

낯설게 보기의 기적

견은 창의력을 주지만 그뿐만은 아닙니다. 그동안 볼 수 없던것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행복한 순간들도 늘어납니다. 나이 드는것도 좋아지고 내가 매일 바라보는 것들이 새롭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견을 알게되면 삶이 풍요로워지는 기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게 인생이더라

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왜 그 순간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는데 기억나는 순간이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순간순간들은 우리가 의미를 부여해주어야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한 순간들이 모이면 내 삶은 의미있는 삶이 되고, 그저 스쳐 지나가면 의미 없는 인생이 됩니다.

깊이 본다는 것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낯설게 봐야 하는일이기도 합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낯설게 봐야 제대로 볼 수 있게됩니다.

너무 많이 보려하는것은 오히려 깊게 보는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천천히 바라보면 길거리의 풀 한포기에서도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게될것이고, 깊이 들여다본 순간들이 모여 찬란한 삶을 이루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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