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아는 한 인류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이런 사회적 성향 때문에 다른종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협력을 할 수 있고 번창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외톨이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마저 믿지 않을정도로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집단 착각에 취약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순응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면 우선 순응의 함정의 바닥에 깔린 사회적 본능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사회적 기술
인간 유아, 성체가 된 침팬치, 원숙한 오랑우탄이 있을때 이들 중 도구를 사용하고 어떤 장난감이 더 큰지 알아내고, 보상이 있는 곳을 알아내는 일을 가장 잘 하는건 누구일까요?
놀랍게도 이 연구에서 셋 다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의사소통을 하며 다른 이의 생각을 추축하는 것과 관련된 사회적 능력 실험에서 유아들은 다른 종들에 비해 최소 두 배 이상의 점수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사회적 기술은 어떻게 진화했을까요? 초기 인류들은 가족 집단을 이루며 생존에 도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 감각 및 의사소통 능력을 발전시켜왔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추측하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뇌는 점점 집단 생활에 유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사회성을 지탱하고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뇌 신경은 침팬치보다 세 배 커졌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갓 태어난 동물들은 한 시간 내로 걷게 되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리는 법을 배웁니다. 반면 인간은 이런 능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생후 12개월까지 걷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큰 두뇌를 갖게 되었고, 그 능력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배우며, 생존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울음을 터뜨림으로써 의사소통합니다. 생후 몇 주동안은 의사소통방법이 우는방법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기는 양육자의 얼굴 표정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게되며 곧 그것을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방 행위는 우리를 사회적 존재로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런 모방을 하는 신경학적 본능은 너무 깊숙이 박혀있어서 우리는 아무 이유도 없이 남을 따라합니다. 이런 행동의 원인은 거울 뉴런이 답일 수 있습니다. 거울 뉴런은 다른 누군가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활성화되고, 다른 이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도 관여합니다.
모방 충동은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는 역할도 합니다. 누군가를 따라한다는 건 결국 그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자란다 해도 이 본능적인 모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런 모방은 너무나 보편적인 현상이기에 이름까지 붙어있는데 바로 카멜레온 효과 입니다. 마치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적으로 피부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모방의 대상이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른 이들이 우리를 흉내 내면 우리는 그들에게 보다 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방성은 일종의 '사회적 접착제' 역할을 하며, 그것은 우리를 더욱 끈끈하게 엮어주고 생존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이런 상호작용은 사람들끼리 소속감을 느끼게 하며 서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를 만듭니다. 하지만 이런 본능에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의 욕망도 본능적으로 모방해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원치 않는 문제에 빨려들게됩니다.
다른 사람의 욕망에 주목하다
프랑스의 역사학자이며 철학자인 르네 지라르는 다른 사람을 따라하는 욕망에 대해 모방 욕망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의 욕망을 목격하면, 심지어 그것이 자기가 원하지 않는것이라도 다른사람과 같은 것을 원하게 됩니다.
모방 욕망이 낳을 수 있는 결과는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집단 구성원끼리 더 나은 연결감을 얻을 수 있다는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것이 서로 공유 가능하다면 서로 경쟁하지 않고 같은 목표를 추구할 수 있으며 공통의 욕망을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유할 수 없는것을 사람들이 원하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대립 구도가 형성되며 폭력이 분출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경쟁을 향한 본능은 그저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원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촉발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터 사회적 본능으로 인해 다른 이를 모방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다른 이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믿음이나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 맞춰 스스로를 교정해 나갑니다.
비교하는 뇌
우리는 무언가 상대적으로 잘 한다고 느낄 때, 우리 뇌의 보상과 관련된 부분에 불이 들어옵니다. 소셜미디어의 '좋아요'는 이런 보상 기제를 활용합니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받기위해 애를 쓰는것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상대적으로 열등하다고 느끼면 우리의 뇌는 고통으로부터 보호할 때와 같은 마약성 화학 물질을 분비합니다. 여기서 조심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이 더 나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 다른 이들을 끌어내리거나 심지어 상처 입히는 선택을 하게됩니다. 이런 행동들은 우월감을 충족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경 보상시스템으로 인해 도박에서 돈을 따는것 같은 흥분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큰 집단이나 흐름에 따르길 원하면서 행동을 바꿉니다. 이런 행동들은 어딘가 소속되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켜줍니다. 스스로를 귀속집단과 비교해보고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들면 보상 반응을 얻게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비교할 때 개개인으로 비교하지 않고 '집단'과 '나'라는 개인을 비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단 착각에 더 빠져들게 됩니다. 집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집단의 관점에 따라 행동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른 이들을 집단으로 놓고 그 집단과 스스로를 비교할 때, 우리는 다른 이들이 진짜로 원하거나 믿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다른 이들이 믿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의 관념을 투사하는데, 아무리 잘못되어 있더라도 스스로 그런 관념들을 따르게 됩니다.
정리
이번장은 모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사회적 능력이 월등히 높게 진화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능력중 하나가 모방 능력입니다. 이런 모방은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모방하면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보다 공감을 느끼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모방의 위험한점은 우리가 다른이들의 욕망도 모방하는것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 어떤 물건을 원한다면 나 역시 그 물건을 원하게 되는데, 예를들면 필요하지 않지만 명품을 따라 사는것같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욕망을 따라하는걸 모방 욕망이라고 부릅니다.
모방 욕망은 상황에 따라 좋게 작용할수도, 안좋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욕망의 대상이 서로 공유가 가능하다면 그 대상을 차지하는데 경쟁할 필요가 없어서 서로 좋은 유대를 형성할 수 있지만, 만일 유한하다면 서로가 경쟁상대가 되어 안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방 욕망은 경쟁을 만들어내고, 경쟁은 우리 스스로의 믿음과 생각이 아닌 다른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다른사람들의 모습에 맞춰 자신의 모습을 바꿔나갑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볼 때, 개개인으로 비교해서 보는것이 아닌 어떤 집단과 나를 비교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을 집단에 맞춰 변경합니다. 이렇게 집단에 맞게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집단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게 되고 보상 반응을 얻게됩니다.
이번장에서 나온 모방 욕망이라는 개념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다른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행위는 관찰하기 쉽지만 그 욕망까지 모방하려한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