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이란 이름의 게임
스킵은 똑똑하면서 양심이 없는 소시오패스입니다. 우리는 양심이 없는 사람이 어떤 기분인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많이 보던 소시오패스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주인공에게 잡히는 결말을 보게되지만 여기서 스킵은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성공하는 삶을 살게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최악인 부분은 스킵은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놀려 먹기 위한 존재이고 여동생은 괴롭힘의 존재이며 아버지는 유산을 넘겨받기 위한 존재로 인식합니다. 심지어 가족조차도 위장 수단에 불과합니다.
스킵의 가장 뛰어난 재능은 감정은 없으면서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감추고, 만일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입을 다물도록 만드는 능력입니다. 늘 거짓말을 하면서도 죄의식은 없고 그 거짓말은 교묘하며 얼굴 표정에 전혀 본심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을 조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무감정을 회사의 중요 인물, 사위, 남편, 아버지와 같은 다양한 역할로 감추고 있기 때문에 스킵의 진면목을 알아채기는 힘듭니다.
이렇게 했음에도 타인을 속이는데 실패한다면 공포라는 필승의 무기를 사용합니다. 누군가 스킵의 진짜 모습을 안다해도 그 진실을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스킵은 이미 저명한 인사이고 한 가족의 가장이며 한 회사의 경영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스킵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의욕적으로 만드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초적으로 다른사람들에 대한 애착이 없는 사람에겐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스킵이 원하는건 승리입니다. 게다가 이기는 데는 천재적이며 독보적입니다. 양심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주변사람들을 조롱하며 자신의 잘못을 아는 사람들을 공포로 입막음 하면서 승리해나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시오패스는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를 생각하기 쉽지만 소시오패스는 살인을 하지 않으며, 만약 살인을 저지르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직접 죽이진 않습니다. 소시오패스들이 다른 사람들을조종하고 제어하는 방법과 확실한 '승리'를 얻기 위한 계략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폭력을 행사하면 눈에 쉽게 띄어 붙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소시오패스인 줄 알까?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을까요? 사람들은 만약 누군가가 나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마땅히 자신이 그렇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기에 사악한 인간임에도 정작 자신은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부당하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런 부당한 일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에 잘못이 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내리는 결정이나 결정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인데도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여기는 성향을 '일관된 무책임함'이라고 표현하는데, 사실 이런 성향이야말로 반사회적 인격을 진단하는 기초가 됩니다.
소시오패스들은 자신이 저지른 짓 때문에 생긴 피해를 마주하고도 단순히 "내가 안 그랬어" 라고 말하며 자신의 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소시오패스는 절대로 자각하지 못합니다.
양심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세상을 모르는 멍청이에 우스꽝스런 도덕관념만 있다고 말합니다. 또 이익이 될 게 틀림없는데 왜 타인을 조종하는 방식을 선택하려 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소시오패스들은 다른 사람들의 양심을 부러워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의 과정에서 양심적인 사람들의 인격 체계를 파괴하려하는 이유는 그런 강직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기 때문입니다.
소시오패스들은 타인에 대한 감정이 '승리'라는 감정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 우정, 배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고, 그저 지배하고 부정하기를 계속하며 우월감을 느끼려 합니다.
정리
이번 장은 스킵이라는 인물을 통해 소시오패스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양심이 없기 때문에 타인을 조종하는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나는걸 감추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만일 자신의 진면목이 들키게 되면 자신의 상황을 이용해서 공포를 통해 그들을 입막음 하려합니다. 그리고 소시오패스와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은 그런 범죄행위들을 없던 일로 만들기 위해 도와줍니다.
내용중에 인상깊었던 부분은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다는점 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짓도 부정하고 자신의 상태도 부정하니 계속해서 스스로 공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양심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는것도 스스로의 결핍에서 비롯된 부러움 때문이라는점은 참 무서우면서도 그들의 행동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