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프로필
mouuaw
독서모임
2025.01.06

작가는 진료중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한 옷을 입거나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지 않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추측에 의존해야만 할 때가 많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누군가를 잘 알아 가는 방식 외에는 그 사람이 믿을 만한지를 결정할 수 있는 확실한 규칙이나 검사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 잘못된 판단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의 최악의 사건들은 우리들을 큰 충격에 빠뜨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행동들이 '인간 본성'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인간의 본성에서 시작할까요? 그런 최악의 행동들은 정상적인 인간의 본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정상적인 인간의 본성은 질서 속에서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식적 명령을 따릅니다.

우리가 뉴스로 보거나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들은 절대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니며, 그런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은 우리의 본성과 아주 다른 무엇 즉, 냉혹하고 완벽한 양심의 결핍의 결과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특정 개인이 파렴치한 본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좀처럼 인정하지 못합니다. 누구에게나 평소의 행동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어두운 면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그림자 이론'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특수한 상황이 된다면 죽음의 수용소 소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극단적인 이론을 믿는 이유는 절대적인 도덕적 암흑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보다 누구에게나 떳떳하지 못한 구석이 조금은 있다고 믿는 편이 더 가혹적이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일반적인 사람들은 악의 화신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절대 믿으려 들지 않습니다.

파렴치한 사람들을 제지하려면 먼저 그들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양심이 없는 소시오패스들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그들을 알아보기 위해선 보통의 사람들 보다 훨씬 더 깊게 관찰해야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시오패스를 알아볼 수 있는 최고의 단서는 바로 동정 연극입니다.

우리는 소시오패스를 알아볼 수 있는 단서를 사악함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행동이나 위협적인 말투 같은걸 기대하지만 그런것들은 전혀 믿을만한 것이 못됩니다. 그들은 보편적으로 두려움을 자극하기 보단 동정심에 호소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작가는 한 소시오패스에게 "당신의 삶에서 가장 원하는게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을 때 그의 대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사람들이 안됐다고 여기는 순간이에요. 내가 내 삶에서 정말로 원하는 것은 사람들의 동정이죠." 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소시오패스가 동정을 좋아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여러 해 동안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결과 알게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바로 사람들은 딱한 사람이라면 무슨 짓을 저지르더라도 그냥 이해하고 넘어간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에게 숭배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선량한 사람들로부터 동정을 받는 것이 소시오패스를 자유롭게 만듭니다. 누군가를 동정하고 있을 때 우리는 무방비 상태가 되며, 이런 감정적인 취약성은 양심 없는 사람들의 무기가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동정을 구하는 모습이 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반사회적 행동을 감추기 위해 사용됩니다. 그렇게 소시오패스들은 다른 사람들이 중요한 상황의 이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합니다.

불쌍한 루크

작가의 환자 중에는 시드니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녀는 루크라는 남자와 이혼했습니다. 처음에 루크는 시드니에게 매우 잘해줬습니다. 만날 때 마다 꽃을 선물했고 부드러운 말로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배려해주었습니다.

루크는 매번 여자를 사귈 때 마다 그녀들에게 얹혀 살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별 이유없이 쫒아냈다 이야기를 했고, 그런 점을 딱하다고 시드니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드니는 루크와 만난지 6주만에 같이 살기로 했고, 8개월 뒤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드니는 임신을 했고, 루크는 갑자기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곧 아이가 태어날 테고 그러면 시드니가 모든 것을 책임질 거라 생각한것이었습니다.

물론 루크는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그런식으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이 너무 우울해서 일을 못하겟다고 하고 우울한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시드니와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수영장에서 잡지를 읽거나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만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울면 화를 내고 어떻게 해보라며 시드니를 다그쳤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루크가 초보아빠들이 가지는 우울증 정도로 생각하며 '불쌍한 루크' 라고 말했습니다. 시드니도 그렇게 믿고싶었지만 자기 앞에서만 보여주는 그런 행동들을 보며 스스로도 우울증 걸린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고있었습니다.

때론 루크는 값비싼 석판화 수집을 했는데 대략 30점 정도 모았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만두곤 했습니다. 소시오패스들은 이렇게 취미나 프로젝트, 사람에 대해 짧고 강렬한 열정을 보이지만 꾸준히 하거나 마무리를 짓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시드니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어야 할 순간이 최악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루크의 상태를 이해해보기 위해 그가 정신분열증이 있다던가 주의력결핍장애가 있다는 등 의견을 내놓았지만 사실 양심있는 사람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운 행동들이었습니다.

시드니가 루크에게 양심이 없다는걸 알아보게 된 계기는 언니의 말을 듣고나서 였습니다. 언니는 '루크는 너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네 집을 좋아하는거야' 라고 했습니다. 루크는 일도 하기싫고 그저 남한테 기대서 편하게 살기위해 시드니를 이용한것입니다.

이혼 후에도 루크는 시드니의 집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왔습니다. 집에서 쉬거나 거기에 사는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집에서 나가라고 하면 아이를 이용했습니다. 아이에게 불쌍한 아빠인척 연기를 하며 아이가 '아빠를 내보내면 안되요' 라고 말하게끔 했습니다.

이제 시드니는 루크에게 양심이 없으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관점은 시드니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선 사람들의 동정심을 이용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정리

우리는 누군가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범죄적 행동들을 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실수나 잘못에 의한것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그럴만한 배경이 있었을거라 생각을 하며 저 사람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론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본성이 파렴치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양심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본성과는 다른 완벽하게 양심이 없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소시오패스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그들이 동정 연극을 한다는점 입니다. 사람들의 동정을 얻음으로써 자신이 저지르는 반사회적 행동들을 그럴수도 있는 행동들로 감추려 합니다.

루크의 예시를 보면 그가 시드니에게 빌붙어 살기위해 자신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불쌍하다고 여겼으며 그 점을 이용해서 보호받아야 할 사람처럼 다뤄지길 바랬습니다.

양심 있는 사람들은 루크같은 소시오패스를 이해할 수 없기에 평범한 사람의 관점에서 그를 이해하려 했고, 그래서 정신분열증이 있다던가 주의력 결핍장애가 있는거 같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저 사람들을 이용하기 위한 연기였습니다.

이번장에서 알 수 있던점은 사람들은 소시오패스를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해서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범주에서 생각하면 소시오패스를 절대 이해할 수 없는데 자꾸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소시오패스가 더 큰 범죄를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런 잘못된 판단은 내가 다른 사람들을 안다는 착각에서 시작되는거 같기도 합니다.

독서모임
의 다른 카테고리
0
👍0
👏0
🤔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