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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uaw
독서모임
2024.08.04

심리적 계좌

우리는 돈을 여러 계좌에 넣어두는데 실제 계좌일 때도 있고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계좌일 때도 있습니다. 실제 계좌나 심리적 계좌를 자기 절제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합리적 행위자인 '이콘'은 심리적 계좌가 필요하지 않으나 실제 '인간'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심리적 계좌는 좁은 틀짜기의 한 형태이며 유한한 정신으로 대상을 통제하고 관리할 때 좋은 수단입니다. 프로 골프선수는 홀마다 따로 심리적 계좌를 개설하지, 하나의 계좌에서 전반적인 성공을 이끌어내지 않습니다.

심리적 계좌는 주식에서도 사용되는데 주식 A는 5,000달러의 손해를 보고있고, 주식 B는 5,000달러를 이득을 보고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여기서 한 주식을 팔아야 한다면 사람들을 대부분 이득을 보고있는 주식 B를 팔게 되는데 이런 편향을 성향 효과라고 합니다.

합리적 행위자라면 현재 주가를 보고 주식을 팔지 안팔지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앞으로 전망을 바라보고 결정을 할것입니다. 앞선 실수를 정당화하는 것은 이콘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더 좋은 투자를 할 수 있음에도 구태여 손해 보는 계좌에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매몰 비용 오류라고 합니다. 망해가는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고 비용을 더 들이는것 역시 매몰비용의 오류로 볼 수 있습니다.

후회

후회는 감정이지만 그 두려움은 수많은 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후회는 실제로 일어난 일의 대안이 쉽게 떠오를 때 생기는 사후 가정적 감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래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A는 히치하이커를 태워주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 한 남자를 태웠다가 돈을 털렸다. B는 히치하이커를 자주 태워준다. 어제도 한 남자를 태웠는데 돈을 털렸다. 이 상황에서 누가 더 크게 후회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A가 더 크게 후회할거라고 대답합니다. 비난은 후회와는 다릅니다. 만일 위 상황에서 "누가 사람들에게 더 큰 비난을 받겠는가?" 를 묻는다면 B가 더 비난받을거라 대답합니다.

사람들은 똑같은 결과를 두고도,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그 결과가 생겼을 때보다 행동함으로써 그 결과가 생겼을 때 더 격렬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비대칭은 손실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후회뿐 아니라 비난에도 해당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의 차이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선택되는 기본 옵션과 그 옵션에서 일탈한 행동의 차이입니다.

일탈했을 때 그 결과가 좋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후회나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후회할 위험은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탓에 사람들은 통상적이고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을 선호합니다. 이런 편향은 소비에도 적용되서 이름 없는 상품보다 유명 제품을 선택하게 됩니다.

책임

우리가 선택을 하는 여러 상황속에서 손실은 이익보다 약 두 배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손실 회피 계수가 훨씬 높게 나타나는 상황도 있습니다. 특히 건강같은 삶에서 돈보다 중요한 부분은 손실 회피가 매우 강하게 나타납니다.

아래의 예를 보겠습니다.

걸리면 일주일안에 죽는 병에 걸렸을 확률이 1,000분의 1이다. 이 질병의 백신이 있는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맞아야 효과가 있다면 이 백신에 최대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가?

또 하나의 질문을 보겠습니다.

위 질병을 연구하는데 지원자가 필요하다. 이 병에 걸릴 1,000분의 1 확률에 자신을 노출하면 되는 일인데 얼마를 주면 지원하겠는가?

이 두 질문에서 앞의 상황보다 뒤의 상황에서 요구하는 금액이 훨씬 높았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의 첫 번째는 우선 사람들은 건강을 팔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해서 그렇고, 두 번째는 결과가 안좋으면 지원자 몫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경우는 내가 의도적으로 병에 걸린것이 아니지만 두 번째의 경우는 내가 지원한것으로 병에 걸릴경우 더 크게 후회할것이고 이런 감정이 가격에 반영되는것입니다.

우리는 위험을 다른 이점과 맞바꾸려는것을 거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특히 법률이나 규제에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해로울 수 있는 행동은 무조건 금지하는 예방 수칙이 교리처럼 널리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예방 수칙은 비용이 많이들고 과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예방 조치는 적절해야하고 그에 따르는 후회에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역전

우리는 어떤 상황에 대해 단일평가할 때와 공동평가할 때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공동평가를 진행할 경우 제시되는 여러 상황이 같은 상황이라는걸 인지하지만, 단일평가를 진행하면 비교대상이 보이는것이 전부라는 원칙이 작용하고 판단이 왜곡되게 됩니다.

경제학에 대한 도전

A와 B 두 가지 내기가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A는 위험하지만 성공시 높은 금액을 얻을 수 있고 B는 안전하지만 적절한 금액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내기중 사람들은 어떤 내기를 선호할까요? 대부분 B를 선호하게 됩니다.

하지만 A, B 두 가지 중 하나만 소유하고 있고 이 내기를 다른사람들에게 팔아야할 때 내기의 가격을 얼마로 측정할것인지를 조사해보면 A를 더 높은 가격으로 측정합니다. 이런 현상을 선호도 역전이라고 합니다.

이런 선호도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일평가의 상황에선 두드러지지 않던 내기의 위험도가 공동평가에선 보이기 때문입니다. 단일평가는 시스템 1의 감정 반응이 개입하기 쉽고, 공동평가는 세심하게 비교하게 되므로 시스템 2가 개입합니다.

범주

다음의 질문을 보겠습니다.

A는 여섯살이고 키는 150cm 다. B는 열여섯살이고 키는 155cm 다.

A, B에 대해 단일평가를 한다면 A는 키가 매우 큰 편이고 B는 크지않은편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A는 B보다 키가 큰가?" 라고 질문을 한다면 모두들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위의 예시는 범주가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단일평가를 진행한다면 나이라는 범주로 키를 판단하게 되고 공동평가를 하면 두 사람의 키를 비교하게 되는것입니다.

다음은 돌고래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글 입니다.

많은 돌고래 번식지가 오염되어 돌고래 개체 수가 감소하리라 예상됩니다. 돌고래에게 오염되지 않은 번식지를 마련해주기 위해 민간 기부의 특별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면 시스템 1은 자동적으로 '좋음 대 나쁨'의 평가를 내리게 되고, 돌고래들을 위한 기부금에 가치평가를 내리게 됩니다. 가치평가에는 명분에 의한 가치평가를 할 수도 있고 돌고래에 대한 선호도가 영향을 미칠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기부금 호소문을 보겠습니다.

장시간 햇빛에 노출된 농장 노동자는 일반 사람들보다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자주 받는다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할 기금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농장 노동자들의 피부암은 다른 공중보건 문제들보다 순위가 높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호소문에 대한 단일평가의 결과는 농장 노동자보다 돌고래쪽에 더 많은 기부금을 제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동평가를 하게된다면 결과는 바뀝니다. 단일평가때 두드러지지 않던 사람과 동물간의 구도가 공동평가때는 영향을 주면서 농장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기부금을 제시하게 됩니다.

틀과 사실

2006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경기결과 이탈리아가 이겼을 때 "이탈리아가 이겼다" 와 "프랑스가 졌다" 라는 말은 의미가 같을까요? 논리적으론 같을수 있지만 '의미'를 기준으로 볼 땐 다를 수 있습니다. 두 문장의 의미는 그 말을 이해할 때 연상 체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리킵니다.

문장이 일으키는 연상작용을 본다면 두 문장의 진짜 의미는 다른것이 되며,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기때문에 다른 반응을 유발하게 됩니다.

감정 틀짜기

A: 95달러를 딸 확률이 10퍼센트이고 5달러를 잃을 확률이 90퍼센트인 도박이 있다면, 하겠는가? B: 100달러에 당첨될 확률이 10퍼센트이고 꽝이 나올 확률이 90퍼센트인 복권을 5달러에 사겠는가?

위의 두 질문은 선호도만 따진다면 같은 답을 내놓겠지만 그런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보다 B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A에는 잃는다는 손실이 표현되고 B는 손실이 비용으로 표현됨으로써 부정적인 느낌이 덜하게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 구성 방식이 믿음과 선호도에 미치는 부당한 영향을 틀짜기 효과라고 합니다.

이런 틀짜기 효과는 의료계에서도 사용됩니다. 폐암에는 두 가지 치료법이 있는데 하나는 수술이고 다른 하나는 방사선 치료입니다. 치료 후 5년뒤에 생존률은 수술이 더 유리하지만 단기적 생존률을 보면 수술이 더 위험합니다. 이 때 참가자들에게 수술의 단기적 결과를 '생존률'과 '사망률' 두 방법으로 보여준다면 참가자들은 앞의 방법에서 수술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틀짜기 효과에 휘둘리기 쉬우며, 휘둘리지 않으려면 틀을 다시 짜야하지만 그 과정은 번거롭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제시된 틀에 따라 수동적인 결정을 내리고, 그래서 우리의 선호도가 얼마나 틀에 의해 좌우되는지 발견하는것 역시 힘듭니다.

공허한 직관

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현상은 전망 이론과도 결이 맞습니다. 도박과 확정된 결과를 놓고 선택할 때 그 둘의 결과가 좋은지 나쁜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결과가 다 좋으면 도박보다 확정된 결과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고, 결과가 다 부정적이면 확정된 결과를 거부하고 도박을 선택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틀짜기 실험에서도 위험 회피와 위험 추구 사이의 선호도는 사실에는 얽매이지 않는다는걸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사건임에도 그것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선호도가 역전됩니다.

사람들에게 같은 문제를 틀을 바꿔서 질문한 후 그 결과를 보여주면 난감해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선택이 일관되지 못하고, 자신들의 직관에 의한 선택이 근거가 빈약했다는걸 알게되기 때문입니다.

틀짜기는 사람들이 사실 자체보다는 사실 묘사에 좌우된다는점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선호도는 일정한 틀로 짜여진 문제에 관한 것이고, 도덕적 직관은 묘사에 관한 것이지 본질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것을 알아야 합니다.

좋은 틀

모든 틀이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사실을 묘사할 때 더 나은 틀은 존재합니다. 다음의 질문을 보겠습니다.

A: 한 여성이 80달러짜리 연극 표를 두 장 핬다. 극장에 도착해 지갑을 열어보니 표가 없다. 이 여성은 연극을 보기 위해 다시 표 두 장을 살까? B: 한 여성이 한 장에 80달러 하는 연극 표를 두 장 사려고 극장에 간다. 극장에 도착해 지갑을 열어보니 표를 사려고 넣어둔 160달러가 없어졌다. 신용카드는 쓸 수 있는데 이 여성은 표를 살까?

두 질문에 대해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심리적 계좌와 매몰 비용 오류가 담겨있습니다. 질문에 따라 심리적 계좌가 다르게 만들어지고 손실이 어느 계좌에서 처리되는지도 다릅니다.

연극 표를 잃어버린다면 손실이 연극과 관련된 계좌에서 처리되며 연극을 보기위해 사용되는 금액이 두배로 느껴지기 때문에 연극 보는걸 포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현금을 잃어버린것으로 표현된 경우 일반 계좌에서 처리한것으로 계산되어 연극 표를 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 이야기중 B가 더 나은 틀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이는 잃어버린 금액을 매몰 비용으로 처리하고 이 매몰 비용은 무시하는게 더 낫기 때문입니다.

장기 기증에도 틀짜기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운전면허증에 장기 기증에 관한 질문에 따라 장기 기증률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기증률이 높은 나라는 장기 기증을 하고싶지않으면 기증 거부칸에 '거부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입니다. 한마디로 자동으로 선택되는 기본 옵션에 따라 결과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위의 예시에서도 보이듯 장기기증같은 중요한 선택도 생각보다 작은 차이에 의해 좌우됩니다. 합리적 모델 신봉자들은 틀짜기에 의해 사람의 선택이 변하지 않을것이라 생각하겠지만 합리성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앞의 결과에 새삼 놀라지 않습니다.

정리

심리적 계좌는 좁은 틀짜기의 한 형태로 하나로 관리하기 힘든 자원을 나눠서 관리하는 전략입니다.

후회는 실패한 선택에 대한 감정이지만 그 다음의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자신의 선택에 대한 대안방안이 쉽게 떠오를수록 후회는 발생하기 쉽습니다.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을 때 보다 행동했을 때, 그리고 실패했을 때 더 큰 후회를 하게 됩니다.

선호도 역전 현상은 단일평가로 진행된 선택과 공동평가로 진행된 선택의 결과가 다른 현상을 말합니다. 단일평가때는 보이지 않던 특징이 공동평가로 진행되면 비교대상에 의해 특징이 보이게 되면서 선호도가 바뀌는걸 말합니다. 이런 선호도 역전 현상은 평가방법에서도 나타나지만 범주에 의해서도 나타납니다.

틀짜기 효과는 같은 문제라도 표현을 다르게 하면 사람들의 선택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틀짜기 효과에 휘둘리기 쉬우며, 이는 사람들은 사실에 집중하기 보단 그 묘사에 휘둘린다는걸 나타냅니다.

좋은 틀은 우리가 좋은 선택이나 결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틀을 만드는것을 말합니다.

심리적 계좌는 실제로 계좌를 목적에 맞춰 나눠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틀짜기 효과는 장기 기증률을 높이는것 처럼 좋은곳에 쓰이면 좋지만 좋은 목적보다 안좋은 목적으로 많이 쓰이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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