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프로필
mouuaw
독서모임
2024.07.10

베르누이 오류

경제 이론에는 "경제 이론에서 행위자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며 취향은 바뀌지 않는다." 는 가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 사람은 결코 합리적이지도, 이기적이지도 않으며, 취향은 불변이 아닙니다.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는 이렇게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는 인간을 이콘이라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도박을 할지 아니면 확실한 이익을 취할지를 두고 선택할 때, 그 선택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것과 관련된 경제 이론으론 기대효용 이론이 있습니다. 기대효용 이론은 합리적 행위자 모델의 기초가 된 이론이지만 심리학 모델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합리성이라는 기본 규칙을 가진 이론입니다.

경제학자들은 기대효용 이론에 두 가지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하나는 올바른 결정법을 안내하는 논리로서의 역할, 그리고 이콘의 결정법을 설명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사람들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합리성은 무시되기 때문에 기대효용 이론은 사람들의 경제적 행동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정신물리학의 정신에 입각해 문제에 접근했고 기대효용 이론을 수정해 전망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정신물리학은 관찰자의 머릿속에 있는 주관적 수량과 물질계에 존재하는 객관적 수량을 연결하는 법칙을 찾는것인데 그 관계는 로그함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예를들어 물리적 자극의 세기가 10에서 100으로 커질때 심리적 세기가 4만큼 커진다면 100에서 1000으로 커질때도 심리적 세기는 4만큼 커진다 라는 주장입니다.

기존의 기대효용 이론 역시 경제학에서 이야기되는 여러 문제들 예를들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 같은 문제에도 해법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 이론도 특정상황에는 오류가 발생하는데 이런 오류는 그 이론이 간과하거나 암묵적으로 단정한 것에서 발생합니다.

기대효용 이론은 기댓값과 가능한 결과에 각각의 확률을 가중시켜서 계산한 가중평균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현재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이론에 반대되는 사례들이 있는데도 오랜 기간 사용되는 이론이 존재하는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론을 인정하고 사고의 도구로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것의 단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그 이론에 맞지 않는 사례를 발견하면 나는 못 찾았지만 그것을 설명한 완벽한 논리가 분명히 있으리라고 단정해버립니다. 그 이론을 받아들인 전문가 집단을 신뢰하면서 일단 믿어보는 이런 태도를 '맹목적 이론 추종'이라 합니다.

전망 이론

이익과 손실을 평가할 때 비교 대상이 되는 이전 상태를 준거점이라합니다. 베르누이 이론에서 효용을 결정하기 위한 부의 상태만 알면 그만이지만, 전망 이론에서는 준거가 되는 상태도 알아야 합니다.

전망 이론에는 세 가지 인지적 특징이 있는데 그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가는 적응 수준이라고 불리는 중립적 준거점과의 비교에서 나온다.
민감성 감소 원칙은 감각에도, 부의 변화 평가에도 모두 적용된다.
직접 비교하든 상대적으로 비교하든 손실은 이익보다 더 커보인다.

손실 회피

동전 던지기를 했을 때 앞면이 나오면 150달러를 받고 뒷면이 나오면 100달러를 잃는다면 이 도박을 할것인가?

사람들은 거의 다 이 도박을 하지 않는데 150달러를 얻는것보다 100달러를 잃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손실 회피 정도를 측정하려면 어느정도 이득을 봐야 100달러를 잃는것과 균형이 맞는지 스스로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략 200달러를 제시하는데 그럼 손실 회피율은 2배정도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손실 회피율은 판돈이 커질수록 점점 커집니다. 이익과 손실이 뒤섞인 경우에는 손실이 이익보다 두 배는 커보이는데 이는 사람들이 손실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전망 이론과 손실 회피의 효과를 다음의 예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1,000달러를 받고 50퍼센트 확률로 1,000달러를 받거나, 무조건 500달러를 받는다. 2. 2,000달러를 받고 50퍼센트 확률로 1,000달러를 잃거나, 무조건 500달러를 잃는다.

위의 1, 2의 예시의 최종상태는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1번의 질문에선 대부분 무조건 500달러를 받는 쪽을 선호하고 2번 질문에선 다수가 도박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받는 금액을 준거점으로 생각하고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해를 실제로 체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손실 회피효과에 의해 사람들은 돈을 잃지 않으려 도박을 하는 선택을 하게됩니다.

전망 이론의 사각지대

전망 이론이 묘사하는 인간은 부와 총체적 효용의 장기적 전망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이익과 손실이 불러 일으키는 즉각적인 감정에 따라 움직입니다. 아쉽게도 전망 이론이 다루지 못하는 취약점이 있는데 바로 실망입니다.

도박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도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확률적으로는 가능하다 할지라도 결과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망 이론과 효용 이론은 후회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두 이론이 단정하고 있는 부분은 각각의 상황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평가되고 그 중에서 가치가 가장 높은 옵션이 선택된다는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정은 틀렸습니다. 도박에서 무언가를 선택했을 때 후회스러운 결과를 맞이하게 되면 사람들은 선택 하지않은 상황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렇게 후회와 실망의 감정은 다음 선택의 순간에 그런 감정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학자들이 전망 이론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것이 '옳아서'가 아니라 준거점과 손실 회피 개념이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유 효과

경제학 개론에서 배우는 무차별 곡선은 휴가와 소득사이의 동등한 만족도를 등고선처럼 표시한 그래프 입니다. 하지만 이 무차별 곡선에도 문제가 있는데 바로 현재 상태 라는 준거점의 개념이 포함되지 않은점 입니다. 하나의 곡선 안에서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같다는 이론인데 실제론 '휴일 12일을 더 주는 대신 임금을 1만달러 삭감' 하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할것입니다.

무차별 곡선의 표준 모델이 예측하지 못한 두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취향은 고정된것이 아니어서 준거점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는 변화의 불이익은 이익보다 더 커 보이는 탓에 현 상태를 선호하는 편향이 생긴다는점입니다.

소유 효과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에서 가끔 특이한 성향을 보이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있습니다. 원래 가격이 200달러인 티켓을 500달러나 그보다 더 돈을 주고 사는 사람들 입니다. 이런 종류의 거래는 일반적인 시장논리로는 설명하기 힘듭니다.

전망 이론에 따르면 이런 거래는 티켓을 소지했을때와 소지하지 않았을 때 준거점에 영향을 받습니다. 티켓을 소지하지 않았을 때 티켓을 가지게되는 기쁨이 영향을 주고, 티켓을 소지하고 있을땐 티켓을 포기할 때 발생하는 고통을 고려합니다. 이 두가지 상황은 손실 회피 때문에 동일하지 않아서 살 때와 팔 때의 가격차이가 발생합니다.

위의 상황에서 물건을 사려고 하는목적은 교환의 목적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는 물건 과 돈의 교환목적인 경우가 많은데 티켓을 사고 파는 목적은 그 티켓을 사용하기 위해, 즉 소비하고 즐기기 위해 교환합니다. 그래서 티켓을 구매할 때와 티켓을 포기할 때 손실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이런 현상을 소유 효과라고 합니다.

나쁜 사건

인간이나 다른 동물의 뇌는 나쁜 소식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포식자를 감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 수록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식으로 진화해왔고 이는 시스템 1이 저절로 작동하는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뇌는 단순히 상징적인 위협에도 재빨리 반응합니다. 실질적인 위협은 없지만 나쁜 일을 상기시키기만 해도 시스템 1은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위협적인 단어들을 보게되면 연상 작용에 의해 실제로 그것과 마주칠 때처럼 반응할 때도 있습니다.

'나쁜 것이 좋은 것보다 강하다' 라는 논문에서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요약합니다

나쁜 감정, 나쁜 부모, 나쁜 피드백은 좋은 감정, 좋은 부모, 좋은 피드백보다 영향력이 크고 나쁜 정보는 좋은 정보보다 더 철저히 가공된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는 성향은 타고납니다. 그러나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경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준거점입니다.

목표가 되는 준거점

준거점은 현 상황일 때도 있지만, 미래의 목표일 때도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손실이고, 목표를 넘어서면 이익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 때 두 가지 동기의 위력은 다른데, 목표 달성 실패 회피는 목표 초과 달성 욕구보다 훨씬 강합니다.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면 열심히 노력하지 않기 쉽습니다. 이와 관련된 예시로 골프에서 파 퍼팅을 볼 수 있습니다.

골프의 퍼팅에서 일반적인 수준의 퍼팅수를 라고 부르고 파보다 1타 적으면 버디, 1타 많으면 보기라고 부릅니다. 버디는 이익이고 보기는 손실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선수들이 버디 퍼팅을 할 때보다 파 퍼팅(보기를 피하기 위한)을 할 때 좀 더 신중히 플레이 할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버디 퍼팅보다 파 퍼팅의 성공 확률이 높았습니다.

현상 유지

손실 회피 동기와 이익 획득 동기의 크기가 비대칭인 사례는 많지만 그 중 협상할 때 많이 발생합니다. 협상에서 기존 조건이 준거점이 되고, 협상에서 제안된 변화는 한쪽이 다른 쪽을 위해 양보한 것으로 보이게됩니다. 이 때 손실 회피 탓에 비대칭성이 생기고 타협이 어려워 집니다.

손실 회피는 어떤 개혁을 진행할 때도 발생합니다. 기관이 자체 개혁을 시도하거나, 회사가 조직 개편이나 구조조정을 실시할 때, 아니면 관료 체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거나 세법을 간소화할때 발생하는 상황들을 손실 회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개혁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전반적인 개선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이익을 보는집단과 불이익을 받는 집단이 나뉘게 됩니다. 불이익을 받는 집단은 손실 회피에 의해 더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행동하게 되고, 만일 불이익을 받는 집단에 정치적 영향력이 있다면 결과가 편향되어 개혁의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손실회피는 기관이든 개인의 삶이든 현재 상태에서 최소의 변화만을 이끌어내려는 보수적인 힘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정리

이번장에서는 기존 경제이론인 기대효용 이론이 사람을 합리적인 행동만 한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이론이라 현실에는 맞지않고 심리학 모델을 기반으로 작가가 만든 전망 이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망 이론과 기대효용 이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대효용 이론은 특정 상태에서의 효용을 수치로 표현하고 같은 효용을 가진 지점들을 그래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망 이론은 특정 상태를 가정하고 효용을 측정하는것이 아닌 준거점손실 회피 효과를 이용해 사람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경제이론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준거점은 기준이 되는 지점으로 주로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준거점을 기준으로 이득과 손실을 결정해야 한다면 최대한 손실을 피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는데 이것이 손실 회피 효과입니다.

소유 효과는 물건을 교환목적으로 소지하는것이 아닌 소비하고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 경험을 포기할 때 발생하는 손실 효과가 커서 일반적인 시장효과와 다른상황이 발생하는것을 말합니다.

독서모임
의 다른 카테고리
0
👍0
👏0
🤔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