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와 유대 그리고 경험
비전스프링은 저렴하게 안경을 제공하는 회사다. 평균 수명이 30~40세이던 시절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돋보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없었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돋보기는 중요한 물건이 되었다.
비전스프링의 전략은 매력적인 안경을 1개당 2달러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을 하고 현지 인력을 통해 1개당 3달러에 판매한다. 이렇게 안경을 팔면서 얻게된 정보는 3가지였다.
1. 연령대로 보아 많은 사람에게 안경이 필요했다.
2. 많은 사람들이 안경을 끼거나 지니고 있지 않았다.
3. 그들은 호주머니에 돈을 갖고 있었다. 즉 안경을 살 돈이 있었다.
매대에 안경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시력 검사지를 주고 시력검사를 시켰다. 그리고 샘플 안경을 사용해서 시력검사를 시킴으로써 안경의 효과를 체험시켜줬다. 우리 생각으로는 이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안경의 필요성을 알려줄 수 있으며 매출을 발생시킬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안경이 필요한 사람 중 3분의 1만 안경을 구매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우리는 단 하나의 판매전략을 바꿈으로써 판매율을 2배 올릴수 있었다. 바로 매대에서 안경을 전부 치운것이다.
우리는 마을사람들에게 샘플 안경을 주고 "마음에 들면 3달러에 사시고 아니면 돌려주세요" 라고 했다. 그게 다였다.
획득 욕구 대 손실 회피 구도가 된 것이다.
쇼핑에는 위험이 따른다. 새로운 물건이나 아주 좋은 물건을 사려면 시간과 돈을 낭비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치명적인 위험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쇼핑에 대해 마케터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안경을 사는 방법과 관련된 나의 내러티브는 매대 앞으로 찾아온 마을 사람들의 내러티브보다 더 낫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저 나의 내러티브일 뿐이다. 허나 나의 개인적인 내러티브를 다른 사람에게 계속 고집하는건 무례하다.
개선하고 싶다면 우리가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이 듣게될 우리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행동을 하도록 그 이야기를 정성껏 나눠야 한다.
SUV를 보라
모두들 차를 산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는 '그 차를 산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필요하지 않은 자동차 옵션들 예를들면 3초안에 시속 100km까지 가속되는 옵션, 집에서는 듣지도 않는 스테레오 오디오 시스템, 인기 있는 색상 등등을 고려하며 자동차를 구입한다.
이렇게 값비싼 자동차를 살 때도 실용성과 상관없는 옵션을 포함해서 구입하는데 향수나 껌을 살때는 어떨까?
마케팅은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노력이다. 우리는 개개인의 비합리적인 이끌림을 이해함으로써 그 일을 한다.
0.25인치 드릴에 대한 말
하버드 대학 마케팅 교수인 시어도어 레빗은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게 아니라 0.25인치 구멍을 원하는 것이다. 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 말은 드릴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 드릴로 뚫는 구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구멍을 원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드릴로 뚫은 구멍에 선반을 설치하고 잡동사니들을 올렸을 때 느낄 기분, 그리고 그 작업을 했다는 만족감, 침대가 더이상 잡동사니들로 난장판이 되지않고 안전하고 깔끔한 선반에서 오는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안전하다는 느낌과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원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신이 만든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우리가 판매하려는 물건이 자신을 위해 뭔가 해주길 원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마케터들은 그런 느낌을 전달한다. 다만 다른 방식, 다른 서비스와 제품 그리고 이야기로 그 일을 할 뿐이다.
사람들에게 소속감, 유대감, 평온함, 위상이나 다른 바람직한 감정을 안겼다면 가치 있는 일을 한 셈이다. 우리가 판매하는 대상은 사람들이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데 필요한 것일 뿐이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 2가지 질문은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이끈다.
다행인 점은 이런 작업을 위해 최신 디지털 미디어라는 지름길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 강력하고, 미묘하며, 시대를 초월한 도구가 있다.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는 진실된 이야기 말이다. 이는 우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을 진실해 보이도록 만든다.
유대감을 형성한다. 사람들은 외롭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알려지기를 원한다. 때로는 어떤 것에 소속되고 그래야 더 안전하고 때로는 더 재밌다고 느낀다.
경험을 창출한다. 제품을 사용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 집회에 참석하는 것,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하는 것, 이 모든 행동은 이야기의 일부다. 이런 행동들은 일종의 유대감을 형성한다. 마케터로서 우리는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이런 경험을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누가 버스를 모는가?
모든 조직과 프로젝트는 주요 동인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든 주요 동인은 가장 분명하게 들리는 목소리며, 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상석에 앉게 된다.
종종 조직은 마케팅에 이끌린다. 하지만 그들의 마케팅은 겉만 번지르르하다. 제안, 반짝이는 표면, 한 푼이라도 더 짜내는 능력에 집중한다. 페이스북 최신 데이터 분석, 새 로고의 디자인, 캐나다 시장용 가격 설정 모델에 집중하게 된다.
우리는 시장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고객들이 왜 짜증났는가? 고객들의 희망과 꿈에 대해 생각하자.
정리
3장은 이야기, 유대,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의 중요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장 입니다.
이번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마케팅은 누가 더 싼 가격으로 더 많은 기능을 더하느냐를 겨루는 경주가 아니다 라는 부분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건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얻는 경험과 만족감입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기능에 집중하게 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 사용자는 좋아하겟지?" 이런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쉽게도 사용자는 "그 기능이 왜 필요한가요?"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사실 사용자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처한 상황에 따라 실용성이 강조되는 경우도 있고, 만족감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장은 그 부분에 대해 잘 짚고 넘어갑니다.
드릴을 통해 구멍을 뚫는 행위는 사실 선반을 설치함으로써 집을 정리하고싶다, 인정받고싶다는 구매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줍니다.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데 선반을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늘어놓고 살면 되는데.
마케터가 해야할 일은 사용자에게 제품의 필요성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경험을 보여줘야 합니다. 애플의 제품들이 항상 먼저 시장을 선두하진 않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셋들은 먼저 다른회사에서 시도한지 꽤 됩니다. 하지만 애플의 에어팟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은 에어팟을 사용하고, 길거리에서 보기 힘들던 헤드셋들도 요즘엔 쉽게 보게됩니다.
애플은 이미 "감성"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예쁜 쓰레기" 는 마케터로써 극찬입니다. 사용자들에게 필요하지도 않은데 해당 제품을 통해 만족감을 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