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악은 어떤 힘이나 마물 또는 뿔이 나 있는 존재를 말하는게 아닐 수 있습니다. 대체로 악한 사건, 계획, 행동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악하다'는 말은 어떤것을 표현하게 될까요?
심리학적 관점에서 악은 우리가 직접 볼 수 있거나 느낄 수 있는 어떤 존재가 아니라 일종의 결핍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악은 존재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있어야 할 무언가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결함들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알아보겟습니다.
신경학적 발달 부진으로 발생한 이런 결함을 이해하기 위해 교통사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위의 예시에서 잭과 톰은 일반적인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잭이 양심이 없다면 어땠을까요? 때마침 주변에 사람도 없고 자기는 자신을 짜증나게 만든 톰을 죽일 방법도 있으니 톰을 죽이고 진흙탕에 빠뜨려 증거를 인멸하고 갈것입니다.
숨겨져 있는 잭의 진면목
잭은 뇌에 결함이 있었고 그래서 그의 감정생활에는 큰 구멍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잭은 소시오패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시오패스가 그렇듯 잭이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은 없습니다.
앞의 이야기처럼 소시오패스와의 다툼이 늘 누군가의 죽음으로 끝나는건 아니지만,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양심이라는 것으로는 절대 소시오패스를 막을 수 없으며 그들의 행동을 저지할 수 있는 건 오직 정체를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 그들의 욕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소시오패스는 상황에 맞게 거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아주 능숙하지만 진정한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감정을 찾을 수 없습니다. 소시오패스들은 자신이 그런 감정이 있다고 우기지만 그 주변 동료나 친구들에게 진정으로 걱정하는 일 같은건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 우정, 배려, 다정함, 감사처럼 정상적인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따뜻한 감정이야 말로 양심의 근원입니다. 감정적으로 온전한 사람들의 삶에는 늘 양심이 함께합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사람들이 사소한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되면 양심이 보내는 따끔한 경고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소시오패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의 결함은 상상하기 힘든 잔인한 행동을 해도 스스로 느끼는 죄책감 따윈 없습니다.
소시오패스의 정의
소시오패스의 개념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최소 2세기 전부터 이들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데 망상이 없는 조증, 도덕 불감증, 도덕적 백치, 정신병질적 열성, 사이코패시, 소시오패시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서로 구분이 될 만큼 뚜렷한 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 통용해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동일하게 양심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폭력적인 성향에 있어서는 둘 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벤자민 러쉬 교수는 소시오패스 증상을 '도덕관념 타락' 이라고 명명했고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책에서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설명하면서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는 행동을 일삼는다' 고 적고 있습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사회적 규범을 잘 따르지 않고 남을 기만하며 충동적이고 범죄를 저지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고 되어있으며 조작, 기만, 냉담, 적대, 무책임, 충동, 위험 감수 7가지 '병리적 인격 특징' 중에서 3가지 이상을 충족시킬 경우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사람들이 혹할 만한 말솜씨와 매력, 카리스마를 이용해서 '부정이나 사기' 같은 기만적인 행위를 저지를 때가 많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 호의를 얻기위해 말이나 행동을 따라하는 동일 행동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병적으로 거짓말과 속임수를 일삼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생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교묘한 행동에 공을 들여야 할 땐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상처받고 연약한 사람인 척 연기를 합니다. 심지어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말입니다. 그들은 이런 동정 연극을 통해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려 합니다.
지금까지 말했던 소시오패스의 증거들을 우리가 안다고 하더라도, 소시오패스와 그 주변 범죄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고 기만과 선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종하며 파괴하지만 치명적인 폭력 사건으로 치닫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들 자신의 욕망 이상으로 처벌받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알아야 하는 이유
소시오패스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음 질문의 답을 생각해봅시다. 겉보기엔 달라보이는 여러 명의 소시오패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사람을 속이는 가짜 투자자와 연쇄살인범 처럼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감정이 없는 공허함 입니다.
'악'이 심리학적, 신경학적 결함임을 잘 이해하면 어느 순간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납니다. 소시오패스와의 상대는 허둥지둥 미신적인 방식으로 상대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인도적이며 효과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악에 대한 개념과 소시오패스를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것들에 대해 다루게 될것입니다.
정리
이 책은 기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책을 쓴 작가가 책을 출판한 뒤 수없이 많은 소시오패스의 피해자들로 부터 받은 이메일을 보고 작성하게 된 후속작입니다.
전 세계 어디든, 어느 연령대가 되었든 소시오패스들이 하는 행동은 같고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도 동일하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장에는 그들의 행동이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 다루고 있습니다.
소시오패스가 가진 결핍은 일종의 장애로 앞에서 읽었던 책에서도 말했던 감정적인 유대관계 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가 가던지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걸 이루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거나 피해를 줍니다.
소시오패스가 가진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조작, 기만, 냉담, 적대, 무책임, 충동, 위험 감수 의 특징을 가지는데 이 중에서 사람들을 조종하기 위한 기만과 조작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들에게 조종당하는 소시오패스의 도구들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단체로 사회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이상을 못느낄 정도로 고장이 나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소시오패스를 상대하기 위해선 복수심이나 미신따위에 의존해야하는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방법으로 상대해야 한다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